그런데 그걸 내놓아야 하다니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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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데 그걸 내놓아야 하다니!
한 마을에서 회의를 했다.
이번 홍수에 강둑이 무너져
농사를 망쳤기 때문이었다.
함께 힘을 합쳐 다시 둑을 쌓자는 데는
모든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.
그러나 필요한 돈과 인력을
어떤 식으로 조달하느냐가 문제였다.
한 사람이 제안을 했다.
"흙과 돌을 나르려면 수레가 필요하니,
수레가 둘인 사람은 하나를
마을의 공동재산으로 내놓읍시다."
다른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.
"그렇게 합시다.
수레를 끌 소나 말도 필요하니
두 마리 씩 있는 사람이 한 마리씩
내놓는 게 좋겠습니다."
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구동성으로
좋다고 하면서 박수까지 치며 기뻐했다.
그때 마을 사람 중 가장 가난한 사람이 머뭇거리며 말했다.
"제가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합니다.
하지만 일을 하려면 잘 먹어야 하니
닭이 두 마리 이상인 가정에서
한 마리 씩만 내놓기로 합시다.
그러면 저도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내놓겠습니다."
갑자기 회의장이 조용해 졌다.
아무도 찬성하는 사람이 없었다. 왜일까?
그곳에 모인 사람들 중에 말이나 소, 수레를
내어 놓아야만 할 만큼 많이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,
닭은 누구나 한 마리 이상씩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.
그런데 그걸 내놓아야 하다니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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